해관칼럼Chairmans's Column

제퍼슨에게 배우는 희망과 긍지

  • 날짜
    2018-03-15 09: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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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민의 여론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존경하는 사람의 1순위는 초대대통령이었던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1732~1799)이고, 2위는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입니다.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1743~1826)은 언제나 3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장소와 세대에 따라 1위와 2위의 순위가 바뀌곤 하지만 3위는 거의 변함이 없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는 것처럼 미국의 지폐 1달러는 미국의 국부 조지 워싱턴의 초상이고, 2달러에는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 5달러에는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10달러에는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이며 중앙은행 설립을 기초하여 미국 자본주의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던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 1755~1804)입니다. 20달러에는 미국의 제7대 대통령이자 1812년 벌어진 미·영 전쟁에서 영국군을 뉴올리언스 전투에서 크게 물리치면서 국민의 영웅이 되고 서민 중심의 잭슨 민주주의로 명성을 높인 앤드루 잭슨(Andrew Jackson, 1767~1845)입니다. 50달러에는 남북전쟁에서 남부군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내 영웅이 된 장군이며 미국의 18대 대통령인 율리시스 S. 그랜트(Ulysses S. Grant, 1822~1885)입니다.

 

100달러에는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1790)의 초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는 인쇄소 직공으로 출발해서 미국의 정치가, 과학자, 계몽사상가, 저널리스트, 신문편집 발행인이 되고 8년간 과학에 전념하여 피뢰침을 만들고, 번개와 전기가 같다는 사실을 연을 띄운 실험을 통해 증명해 보였습니다.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5명 중 한 사람이고, 제헌의회를 이끌고 노예제에 반대했습니다.

 

나라를 세운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을 제일 낮은 단위에 올린 것은 모든 돈의 가치기준이 1달러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순위로 따지자면 제퍼슨이 링컨보다 존경의 순위가 앞서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동전 십 원에 다보탑, 백 원은 이순신 장군, 오백 원은 두루미를 새겼습니다. 천 원 권은 퇴계 이황, 오천 원 권은 율곡 이이, 만 원권은 세종대왕, 오만 원 권은 신사임당의 존영(尊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위상의 기준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미국의 2달러 지폐에 새겨진 토머스 제퍼슨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퍼슨은 어려서부터 대농장주로 생을 시작했습니다. 워싱턴 대통령의 초대 국무장관, 버지니아 주지사, 국회의원, 변호사, 부통령, 3대 대통령, 프랑스 주재 미국대사, 미국 헌법 기초위원을 역임했습니다. 또한, 1803년 루이지애나 지역을 프랑스로부터 사들여 미국 영토를 배로 늘렸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살아서 자신의 묘비명(墓碑銘)을 미리 만들어 두었습니다.

 

그의 묘비명에는 생전의 화려한 경력을 담는 대신

첫 번째, 나는 미국 독립선언서의 작성자 중 한 명이고,

두 번째, 버지니아 종교 자유 법의 작성자이며,

세 번째, 버지니아 대학 설립자인 토머스 제퍼슨이 이곳에 묻히다.”

 

대통령을 8년이나 하고, 당시 미국 영토의 배가 되는 루이지애나를 매입한 영광과 업적보다 미국 독립선언서의 기초위원 5인 중 한 사람을 더 크게 생각한 사람, 종교의 자유를 귀하고 높게 여겼으며, 교육의 존엄과 지성의 발전을 위한 교육의 초석을 세운 것을 더욱 큰 명예로 아는 사람, 이런 사람이 있어 오늘의 미국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요!

 

배고픔은 누구나 참기 힘듭니다. 그러나 희망과 긍지가 없는 삶은 곧 모든 것의 종말입니다. 세상의 어둠이며 정지이며 나의 삶과 생명이 이미 나의 것이 아닙니다. 1910년 나라를 잃고 어둠 속에서 살다가 35년 만에 광복을 찾았으나 조국이 반쪽으로 흐려졌습니다.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시작된 남북대화 문제는 험난하지만 크게 진전되고 있습니다. 우리 힘만으로 해방을 맞이하지 못했기 때문에 역사는 남북한 7천만 민족에게 힘겨운 멍에를 지우게 했습니다. 우리의 평화와 통일은 남이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주인이 되어 해내야 할 과제입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우리 주위의 열강들은 자국의 이익을 앞세우는 것을 공공연하게 높이 소리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일수록 깨어 있어야 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의 용기가 살아 뛰는 것입니다.

 

제퍼슨이 독립과 자유를 명예와 긍지로 삼았는데 우리도 통일과 평화를 깊이 생각하고 우리의 자긍심으로 삼아야 할 때입니다. 더구나 해방 이후 6·25전란 속에서도 평화와 통일을 내걸고 싸우시다 돌아가신 죽산 조봉암 선생이 인천에서 태어나셨으며 명년이면 그분의 탄생 120주년입니다. 인천 시민의 힘을 얻어 새얼문화재단이 주관하여 명년에는 죽산 선생의 동상제막식을 거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황해문화 통권 100호 기념 국제심포지엄이 금년 6월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