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관칼럼Chairmans's Column

이부망천에서 해불양수까지

  • 날짜
    2019-01-09 17: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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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7, 한국은행과 한국발전연구원은 공동주최로 전국 시도 대부분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데 유독 인천만이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를 연구해 발표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는 인구가 인천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서울경기 외의 시도에서 오는 인구는 인천이 아파트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또 학생 진학률이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인천을 찾는다고 합니다.

 

10여 년 전부터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천에서 서울로 가는 학생 수가 매년 6~7백 명으로 신문에 크게 보도되었습니다. 이들은 다 좋은 학교를 찾아 고향 인천을 떠나는 인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인천의 과학예술영재고등학교에서 첫 번째 졸업생이 배출되었는데 한 학년이 120명에 불과하지만 서울대 합격생은 30명이나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인천 주요 고등학교의 명문대학 진학률이 학교마다 괄목할 만큼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적어도 인천에서 서울로 가는 학생은 거의 없고 도리어 서울과 각 지역에서 인천으로 오고 있습니다. 백년지계의 인천 미래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어느 사람이 서울에서 이혼하면 부천으로 오고, 부천에서 망하면 인천으로 온다는 이른바 이부망천이라는 말을 해서 인천 시민이 언짢아했습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인천은 절망적인 사람이 죽으러 오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찾고 재기하는 곳이란 의미입니다. 조금 더 역사적으로 생각하고 성찰해보면 뜻이 살아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항기 외세의 침탈에 힘들 때도 팔도 사람들이 몸 건강하고 부지런하면 능히 일가를 이룰 수 있다고 하여 꿈과 희망을 품고 인천을 찾아 모여들었습니다. 625전란 때에도 이북5도민이 인천을 찾아 왔습니다. 이 고장 항구에는 원조 물자, 군사 물자 그리고 새로운 정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분들과 이전에 인천에 살았던 사람들은 불평 없이 해불양수(海不讓水)의 정신으로 서로 협조하고 화합하여 이 지역을 발전시켰습니다.

 

지금 남북문제가 크게 진통(陣痛)을 겪고 있습니다. 내일이라도 통일의 염원에 숨통이 트인다면 이 지역은 아시아와 함께 한반도의 중심에서 황해와 함께 평화의 핵()이 될 것입니다. 역동적이고 발전적인 인천은 황해와 더불어 일본 도쿄의 요코하마가 아니라 중국의 상해, 미국의 뉴욕 같이 독립적인 위상을 갖는 도시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1220일 새얼문화재단이 개최한 제35회 가곡과 아리아의 밤에서 <그리운 금강산>을 작곡하신 최영섭 선생님을 모시고 인천 각계의 서른여섯 분이 장미헌정행사를 치렀습니다. 이것은 인천을 빛낸 분을 모시고 선배와 후배가 서로 협력하여 아름답고 따뜻한 정신을 모으는 인천이 된 것이며, 그 정신이 이 토양에 뿌리를 내린 것입니다. 참으로 좋은 날이며 뜻도 하늘을 찌르는 듯 하고, 가슴도 뜨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해년 올해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2019. 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