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관칼럼Chairmans's Column

부처도 할 수 없는 세 가지

  • 날짜
    2017-08-10 09: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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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에는 사찰마다 성대한 봉축행사를 한다. 그러나 화려하게 꾸며진 행사장 무대와 연등이 봉축이 아니라 봉축하는 마음으로 모인 분들이 부처님의 뜻을 가진 자체가 곧 봉축이다. 정성스러운 불심으로 공동체가 되어 대중을 이루는 것이 진정한 봉축이다. 그 사찰이 아무리 화려하게 장식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봉축식을 진행하더라도 사찰을 찾는 분들이 없다면 그런 곳에서의 봉축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의 마음을 가진 이들이 곧 부처님의 제자가 되는 것이다.  

여러분들도 잘 알고 있는 유교와 불교, 도교의 통합적 이해를 추구한 대만 학자 난화이진(南懷瑾, 1918~2012)의 말씀 중에 `부처님의 삼불능(三不能)`이란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이 전지전능한 것 같지만, 할 수 없는 3가지 일이 있다는 뜻이다.  

첫째, 부처님도 정업(定業)은 소멸할 수 없다. 이는 `불능면정업중생(不能免定業衆生)`이란 말로 비록 부처께서 무상의 지혜와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중생 자신이 저지른 업보는 그 자신만이 소멸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자신의 마음과 행동을 통해 정해진 업보를 다 치러야만 구원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둘째, 인연이 없는 중생은 부처님도 구제할 수 없다. 이는 `불능도무연중생(不能度無緣衆生)`이란 말로 부처께서는 모든 중생의 숙업과 근기를 알고 계시지만 부처님이라도 마주보고 대화하고 뜻을 같이 할 수 없는 중생은 구제할 방도가 없다는 말이다. 적어도 부처님의 말씀이 이심전심으로 통해 뜻이 마음으로 전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셋째, 아무리 부처님이라도 이 세상 모든 중생을 구제할 수는 없다. 이를 `불능진중생계(不能盡衆生界)`라고 하는데, 부처께서는 일체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시지만 인연이 없어서 부처님의 문중에 들 수 없는 대중들은 불교라는 공동체를 통해서 구제해야만 한다. 그래서 불법, 사찰 공동체, 덕 있는 스님의 큰 가르침이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뜻을 잃은 대중과 함께 하는 스님과 사찰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스님과 불제자의 의무가 무겁지만 빛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말씀드리면 우리 불자들이 공동의 마음과 뜻으로 기도해야 할 일이 있다. 얼마 전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 인근에 있는 휴양시설 마라라고(Mara-lago)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을 했다. 그 장소에서 한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내용도 논의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자리에 없었다. 그리고 그 내용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그 후 북한에 대한 `정밀선제타격`이라는 말이 빈번하게 나왔다. 이것이 바로 남북한 전쟁이다. 또 계속해서 전쟁이 날 것처럼 소문이 떠돌았다. 이에 대해 일본이 춤을 추고 있다.

우리는 강대국들에게 우리 목소리를 내야 한다. 어떠한 결정도 우리 한국의 의지와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뜻을 전해야 한다.  
더구나 이 시점에서 한국에서의 전쟁은 참혹한 민족의 비극이다. 북한이 이제 막 핵개발을 시작할 무렵이던 지난 1994년 미국 측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개전 24시간 안에 군인 20만명을 포함해 수도권에서 150만명의 인명이 살상되고, 일주일 안에 군 병력만 해도 최소 100만명이 사망하며 민간인 사상자는 500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시설은 물론 휴전 이후 오랫동안 힘들게 쌓아올린 모든 것이 초토화된다.  
당시는 북한이 본격적인 핵개발에 나서기 이전이었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경우 대한민국은 순식간에 석기 시대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우리의 방위는 굳건히 하면서도 대화와 평화를 통해서 힘들어도 남북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이다. 접근을 통한 변화라는 `동방정책`으로 동서독 통일의 기틀을 마련한 빌리 브란트(Willy Brandt, 1913~1992)는 `평화가 모든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평화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우리 대중들은 두 손 모아 합장하고 이 뜻을 부처님께 행동으로 전하는 기도를 올려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