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아침을 여는 열린 만남을 통하여
변화하는 시대의 조류를 만나고 친교와 교양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새얼아침대화가 있습니다.

새얼아침대화는 지난 1986년 4월 8일 제1회가 개최된 이래 현재까지 매월 둘째 주 수요일 오전 7시 시작이라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지역 사회의 발전을 위해 나아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새얼문화재단은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저명인사를 초빙해 강연과 토론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새얼아침대화를 통해 지역의 기관장, 국회의원, 사회단체장, 노동조합 대표 등 여러 계층의 인사들이 한 달에 한 번씩 한 자리에 모여 지역사회의 현안과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새얼아침대화에는 누적 참여인원이 4만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제233회 - 한홍구(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 날짜
    2005-09-14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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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38


 

제232회 새얼아침대화
주제 : 해방60년과 미래를 위하여 - 과거청산을 중심으로
강사 : 한홍구(성공회대 교양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및 동대학원 석사
미국워싱턴대학교 문학박사
현 계간 황해문화 편집자문위원
주요저서 : 『대한민국사1,2,3』

때 : 2005년 9월 14일 오전7시
곳 : 파라다이스 호텔 인천 1층

친교와 교양을 바탕으로 사회제반문제에 대한 관심의 제고와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매월 둘째 주 수요일 오전 7시 정각에 개최되는 새얼아침대화가 제232회를 맞이해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를 강사로 모셨다. 한홍구 선생은 우리 근현대사를 전공한 역사학자로 최근 일반인들도 쉽게 우리 현대사를 접할 수 있는 『대한민국사1,2,3』를 펴낸 바 있다. 또한 그는 현재 우리 사회의 주요 현안이 되고 있는 과거사 청산 문제에 역사학자로서 직접 참여하고 있다.

새얼아침대화에서 한홍구 교수는 우리 현대사의 진행 속도가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를 방불케 할 만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탓에 사회 각계에서 이와 관련한 혼란이 야기되는 측면이 있다고 전제하고 서두를 시작했다. “일제 강점과 해방, 뒤이은 분단과 전쟁, 엄청난 규모의 민간인 학살과 군사반란, 그리고 정신없이 빠른 경제성장과 치열한 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를 살아오면서 우리는 단 한번도 제대로 과거 청산을 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우리 사회는 청산해야 할 과거의 만물상 같이 복잡한 과거사를 지니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의 역사 청산 작업이 어려운 까닭은 일제강점기의 문제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현재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친일 청산 문제가 있고, 강제 연행, 일본군 위안부 문제처럼 일본 정부가 책임져야 할 문제, 또 해방 후 4·3이나 민간인 학살, 의문사 문제 등 우리 정부가 기본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문제, 노근리 사건처럼 미국 정부가 책임질 문제 등 책임 소재만으로도 만만치 않게 복잡한 과제를 던지고 있다. 책임 소재의 문제와 더불어 우리 사회는 과거 청산의 진정한 기회를 맞이했던 해방 직후, 친일 잔재 청산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 결과 역사 청산 작업은 이후 1980년대를 거치며 민주화 운동이 함께 감당해야 할 몫이 되고 말았다. 역사는 민간적인 차원에서도 다뤄져야 하는 것이지만 과거 청산 문제에 있어서는 권력으로부터 비롯된 것들이 많으므로 국가가 나서서 청산해야 할 몫들이 있다.

지난 노무현 정권의 탄핵 문제만 하더라도 우리 사회가 청산했어야 할 과거사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결과에서 비롯된 측면 또한 있다는 것이다. 이제 과거사 청산 문제는 법적 요건을 확보한 상태이다. 한홍구 교수는 현 시점에서 과거 청산을 지금 꼭 해야 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며, “60년을 안 하고도 살아왔으니 그런 질문이 나올 법도 하지만 과거 청산을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면, 고개를 돌려 시도 때도 없이 망언을 일삼는 일본의 극우파들을 보라.”고 말한다. 일본은 전후 미군정에 의해 그나마 약간의 청산 작업을 한 적이 있으나 독일식의 철저한 과거청산이 없었던 탓에 현재 일본의 극우파들은 단 한번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반성하지 않고 도리어 이를 정당화하려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끝으로 현재 우리의 과거사 청산은 더 이상 뒤로 미루어 둘 일이 아니며, 과거사 청산은 정치인을 비롯한 일개인의 과거사를 들춰내 단죄하고자 하는 것이 아님을 명확하게 해둘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과거 청산 문제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책임자 처벌이나, 배상과 보상, 위령사업이 아니라 바로 진상 규명에 있다는 것이다. 진상 규명이 중요한 까닭은 그것이 역사적 사실을 밝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사실을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안에서 사회와 개인, 개인과 개인, 그리고 국가와 사회, 국가와 개인이 새로운 관계를 수립할 수 있는 진정한 민주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